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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안상영의 축구다시보기-대구FC 8R 포항전

2019.04.22


대구FC는 20일 대팍에서 지난 시즌 개막전 패배를 안긴 포항스틸러스를 월등한 경기력을 앞세워 3대0으로 제압했다.

안드레 감독은 강행군에 지친 베테랑 김준엽, 박병현을 벤치에 두고 정태욱, 장성원을 정규 리그 첫 선발로 기용하며 선수 가용 폭을 넓혔다.

포항의 최순호 감독은 완델손, 데이비드, 블라단 등 용병 3인방을 공, 수에 투입하여 원정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휘슬이 울리자 대구 선수들은 경주마처럼 달려 나갔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포항 진영 우측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시작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8분경 포항 문전에서 세징야의 프리킥을 수비수가 걷어내자 황순민이 침착하게 발리슛으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지난 시즌보다 후진 배치되었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감각적인 슛으로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10분경에는 세징야가 중원에서 갈무리한 공을 빛의 속도로 돌진하던 김대원에게 패스했다. 김대원의 지능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가 김진혁의 발끝으로 연결되었다. 선배에게 입대 선물을 주고 싶었던 김대원의 진심이 담긴 패스였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진혁은 6경기 4골이라는 절정의 기량을 뽐낸 후 기분 좋은 입영전야를 맞았다.

13분경 세징야의 침투 패스를 받은 김대원의 슛이 다시 한번 포항의 골문을 노렸지만 강현무의 선방에 막혔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브레이커가 없었다. 반면 포항은 눈 위에 서리까지 내렸다. 추격골에 안간힘을 쏟던 20분경 데이비드의 발이 홍정운의 얼굴을 가격하여 퇴장을 당했다. 10명이 된 포항은 김승대만 공격진에 남기고 전원 자기 진영으로 원대 복귀시켰다.

31분경에는 유니폼만 맨시티에서 경기 내용도 맨시티가 되었다. 세징야, 김대원, 츠바사의 간결한 볼터치가 합작이 되어 츠바사의 K리그1 데뷔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도우미 역할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츠바사가 고생한 대가를 골로 보상받았다.

3골을 허용하고 오금이 저린 포항은 하프라인을 쉽게 넘어서지 못했다. 심판은 원정팬들을 위해 재량권 범위 내에서 기울어진 경기를 바로 잡고 싶어 했지만 포항의 처진 경기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넉넉하게 전반을 마친 후반 전술이 궁금했다.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리던 안드레 감독은 후반 9분경 정규리그 8경기 출장으로 수고한 츠바사를 쉬게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되어 혹시나 하던 고재현에게 신고식 기회를 주었다.

최순호 감독은 후반 17분경 이진현, 최용우를 투입하여 반전을 노렸지만 추격보다는 추가 실점 방지가 목적처럼 보였다.

안드레 감독은 후반 25분경 올 시즌 팀의 모든 경기를 개근한 김대원을 쉬게 하고 강윤구를 투입하며 히로시마전을 준비했다.

29분경 세징야가 찔러준 볼을 김진혁이 허공으로 날렸다. 리턴을 기대한 세징야가 아쉬움을 표시했지만 입대를 앞둔 동료의 골 욕심은 이해하는 눈치였다.

30분경에는 홍정운이 부상으로 한희훈과 교체되었다.

35분경에는 완델손이 세징야와 자존심을 건 볼다툼을 벌였다. 경기는 져도, 자존심은 지고 싶지 않았던 완델손은 사력을 다해 몸싸움을 했지만 가진 게 많은 세징야가 먼저 양보했다.

암울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틸러스 원정팬들의 응원 열기는 식지 않았다. 포항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영패를 면하고 싶었지만 부족한 숫자와 날카롭지않는 창으로는 팔공산성을 넘을 수 없었다.

경기는 마쳤지만 봄 농사에서 수고한 김진혁과의 이별에 가슴 아픈 홈팬들은 쉽게 일어설 줄 몰랐다.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부른 이등병의 편지는 김진혁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대구FC엔젤클럽 상임이사 안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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